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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영화 어스 복제된 존재 사회적 은유 공포 사운드

by 리사럽45 2025. 5. 21.

영화 어스

 

일상 속 침입자, 복제된 존재의 등장

영화 ‘어스(Us)’는 평범한 가족이 자신과 똑같이 생긴 ‘또 다른 가족’에게 습격당하면서 시작되는 공포를 통해, 인간 존재의 이면에 도사린 공포와 사회적 양면성을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애들레이드와 그녀의 가족은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산타크루즈 해변 근처의 별장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평화롭던 시간이 갑자기 뒤바뀌게 됩니다. 밤이 되자 문 앞에 서 있는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다가오고, 놀랍게도 그들은 자신들과 똑같은 외모를 가진 이른바 ‘테더드(Tethered, 연결된 자들)’입니다. 이들은 단순한 유사한 외형의 복제체가 아니라, 본래의 주인공들과 같은 기억과 움직임을 공유하며, 그러나 말 대신 기괴한 신음과 공격적인 행동으로 존재를 드러냅니다. 이러한 설정은 단순한 슬래셔 호러의 공식을 넘어서, ‘자기 자신이 자신을 위협한다’는 심리적 공포를 극대화하며, 관객에게도 존재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이 ‘거울 이미지’는 우리가 억누르고 외면했던 또 다른 자아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 억압된 계층이나 존재를 상징하는 은유이기도 합니다. 영화 초반의 현실은 너무나 익숙하고 평화롭지만, 그것이 얼마나 쉽게 위협받을 수 있으며, 그 위협이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기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스’는 공포의 방향을 내부로 돌려놓고 관객을 그 안에 가둡니다. 이처럼 영화는 이중성이라는 테마를 강렬하게 시각화하며,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우리가 외면해 온 ‘또 다른 우리’는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공포의 형식 안에서 풀어냅니다.

사회적 은유로서의 복제인간과 계층의 뒤바뀜

‘어스’는 단순한 도플갱어 공포영화를 넘어서 미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과 계층 간의 억압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입니다. 테더드라 불리는 복제 인간들은 지하에서 삶을 살아가며, 지상 세계의 인간들과 모든 움직임을 연결된 채로 살아가지만, 그들의 존재는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완전히 무시된 채 방치되어 왔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겪은 고통과 부정을 ‘자기 자신’으로부터 회수하려는 듯 지상으로 올라와, 지상의 ‘진짜 인간’들을 제거하려는 복수를 감행합니다. 이는 ‘지배자와 피지배자’, ‘선택받은 자와 버려진 자’라는 계급 구조를 강하게 암시하며, 복제인간들의 등장과 반란은 미국 내에서 이뤄졌던 역사적 억압과 인종적·경제적 차별을 환기시킵니다. 특히 주인공 애들레이드가 실은 복제인간이었으며, 어릴 적 진짜 애들레이드를 지하로 끌고 내려가 자리를 바꾸었다는 충격적인 반전은, 누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도덕적 정당성은 무엇에 의해 결정되는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그녀는 표면상 정상적인 삶을 살아왔지만, 그 기저에는 ‘폭력적 전복’을 통해 얻은 삶이 있었고, 이는 곧 인간 존재의 불안정성과 정체성의 조작 가능성을 드러냅니다. 조던 필 감독은 ‘우리(Us)’라는 제목을 통해 ‘United States’의 약어로도 읽히게 만들며, 미국 사회 내 모든 사람들이 사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자신이 누리는 평온이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졌음을 직시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영화는 공포의 외피 아래, 구조적 억압과 인간 내면의 도덕적 양면성을 교차시켜 복잡하고도 날카로운 사회적 비판을 완성합니다.

공포와 사운드, 그리고 불협화 속 정체성 탐구

‘어스’는 전통적인 공포 연출을 따르면서도, 정체성의 해체와 공포의 감각을 극대화하기 위해 소리와 이미지의 불협화를 매우 전략적으로 활용합니다. 클래식 음악과 힙합, 불협화음으로 편곡된 ‘I Got 5 On It’의 테마는 익숙함 속에 느껴지는 기묘함을 강조하며, 영화 내내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복제인간들이 등장할 때의 무표정한 얼굴, 비틀린 자세, 그리고 말이 아닌 기괴한 신음은 인간성을 빼앗긴 존재의 비극성과 함께, 보는 이에게 이질적인 두려움을 줍니다. 이는 전형적인 슬래셔 무비에서의 괴물과는 달리, 너무나 인간과 닮았기에 더 무서운 ‘내 안의 괴물’을 묘사하며, 이로 인해 공포는 외부의 위협이 아닌 내면의 불안으로 전환됩니다. 특히 조던 필 감독은 시선을 교란하는 편집과 공간의 왜곡, 반복되는 장면 구조를 통해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며, 관객으로 하여금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진짜인지’ 끊임없는 의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이러한 연출은 단순한 공포 체험을 넘어, 관객의 인식 구조 자체를 흔들고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발휘합니다. 또한 영화의 마지막, 애들레이드의 웃음 속에는 공포와 안도, 승리와 죄책감이 교차하며 복잡한 감정을 남기고, ‘진짜 나’는 과연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다시 부상합니다. ‘어스’는 자신과 동일한 존재를 마주보며 느끼는 두려움, 즉